eVTOL과 UAM 선두기업인 이항(EHang)에 대해 분석해봤습니다. 이항은 2021년 초에 급격한 주가 상승과 하락을 보이면서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습니다. 한 리서치 기관에서 발표한 공매도 리포트로 인해 이항을 여전히 기술력이 없는 사기 기업으로 인식하는 분도 계십니다. 이항이 사기 기업인지에 대한 제 생각과 이항의 현재 및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글은 아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단, 투자에 대한 조언은 아닙니다.
- 이항 주가를 폭락시킨 공매도 리포트
- 이항의 기술력과 개발 진행 현황
- 상용화 준비 현황
- 향후 전망
이항 주가를 폭락시킨 공매도 리포트
2021년 2월 16일 울프팩 리서치는 이항에 대한 공매도 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리포트의 이름은 "이항, 파멸에 이를 주식 프로모션(EHang: A Stock Promotion Destined to Crash and Burn)"입니다. 무서운 이름이죠.
울프팩 리서치의 이항에 대한 공매도 리포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항의 기체 구매 계약을 체결한 중국 상하이의 쿤샹(Kunxiang)이란 기업의 허구성
- 등록 주소의 오류 등을 통해 쿤샹이 허구의 기업이며 이항의 분식 회계 가능성을 제기 - 이항 기술력에 대한 허구성
- 취미용 모터 사용, 생산 공장의 부실 등을 통해 이항이 기술력이 없는 기업이라 지적
이러한 지적에 대한 사실 여부는 일반 투자자로서는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투자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이항이 어떠한 근거로 어떻게 대응하는 가를 보고 추론하는 것뿐입니다.
저는 공매도 리포트의 진정성에 대해서 회의적입니다. 울프팩 리서치는 이항의 텅 빈 공장 사진을 제시하면서, 조사하는 동안 이항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핸드폰을 하며 쉬고 있는 경비였다고 비아냥했습니다. 하지만 이항이 제시한 울프팩 리서치 조사원에 대한 CCTV 영상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조사원은 점심시간을 틈타 이항 건물을 돌아다녔고, 이 과정에서 여러 이항 직원을 만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점심시간 이후 많은 사람이 이항 건물에 방문한 모습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이항(EHang) 공매도 리포트 영상과 이항의 반박 영상 보기
저는 울프팩 리서치의 진정성을 의심됩니다. 이러한 리포트로 수천번의 비행시험과 수많은 공개 시연을 보인 이항의 기술력이 허구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쿤샹에 대한 내용 등 공매도 리포트에서 지적한 많은 내용을 모두 명백하게 해명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악의적인 근거로 채워진 리포트보다는 이항이 신뢰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이 이후의 글은 이항의 기술력이 사실이다라는 전제로 작성했습니다.
이항의 기체 EH216과 VT-30
EH216
많은 분들이 이항 하면 떠올리는 기체는 EH216입니다. 취미용 소형 드론과 같은 여러 개의 날개가 달린 멀티콥터 형태입니다. 이항은 원래 취미용 소형 드론을 만들던 업체였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eVTOL까지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EH216의 성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최대 이동거리: 30 km
- 운항 속도: 100 km/h
- 최대 속도: 130 km/h
- 소음: (근접 시) 80 dBA 이상, (원거리) 60 dBA 내외
- 가격
이항은 EH216 기체를 이용해 현재까지 11개국에서 비행한 바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비행 횟수는 총 2만 회에 이릅니다. EH216에 사람이 탑승한 비행 시연도 무수히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서 EH216 기체를 1대 구입하고 이를 이용해 UAM 시연을 2020년 11월에 한강에서 보인 바 있습니다. 당시에는 사람이 탑승하는 대신 쌀 포대를 실어 시연을 보였습니다.
멀티콥터형 기체의 적절성
EH216은 멀티콥터형이기 때문에 비행 효율이 좋지 않습니다. 회전하는 프로펠러는 수직이착륙에는 유리하지만 앞으로 나갈 때는 몸체를 기울여서 발생하는 약간의 수평 방향 힘으로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EH216이 실제 UAM으로서 도심 내를 이용할 때 사용인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분이 많습니다.
현재 이항이 제시하는 EH216의 사용 개념은 30 km를 이동하고 충전 후 다시 30 km를 이동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버티포트라고 하는 UAM을 위한 이착륙 인프라가 촘촘히 구축된다면, 30 km보더 더 짧은(예를 들면 5 km) 이동해 승객을 내리고 다시 채우는 사이에 충전하고, 다시 짧게 이동후 충전하는 방식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도심 내에서의 30 km는 상당히 긴 거리이며 이보다 더 짧은 거리만 이동해도 충분히 탑승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EH216의 파생형
화물운송을 위한 EH216-L은 최대 200 kg의 화물을 이송할 수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 EH-216L을 이용한 운송 체계 개발을 위해 DHL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화재진압용 EH216-F를 이용한 화재진압 시연을 보인 바 있으며, 화재진압장비로서의 기술검사를 완료했습니다. 이러한 파생형은 승객 탑승 시장이 확대되는 동안 매출을 발생시켜줄 파이프라인이 되어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VT-30
EH216의 짧은 이동거리에 대한 지적을 해결하고자 했는지 2021년 5월 VT-30 개발을 발표했습니다. VT-30의 성능과 관련하여 최대 이동거리가 300 km이라는 것 외에는 아직까지 공개된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단, 일반적인 항공기와 같은 고정된 날개를 갖고 있는 VT-30의 구조 상 속도, 이동거리 등에서 EH216보다 더 나은 성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추후 VT-30이 개발되면 도심 내에서는 EH216, 도시 간 VT-30으로 이동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됩니다.
2022년 완료가 예상되는 EH216의 형식 증명
이항은 2021년 4월 형식 증명팀을 구성하여 형식 증명 준비를 착수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2월 CAAC(Aviation Administration of China, 중국항공관리청)는 EH216의 형식 인증에 대한 특별 조건을 채택하면서 형식 증명은 본격화되었습니다. 형식 증명은 설계에 검토를 받은 후 비행 시험을 통한 성능 검증을 받게 됩니다. 현재 이항은 실제 비행 기록을 수집하는 단계에 있어 이를 위한 시험 비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항은 2022년 3월 29일 열린 2021년 실적 발표에서 2022년 중순에 형식 증명 절차가 완료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습니다.
많은 양의 매출 실적과 수주 잔고
이항은 현재까지 EH216 기종을 164대를 판매하였습니다. eVTOL 기업 중에 실제 판매 실적이 있는 곳은 이항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이항은 이항의 두 모델 EH216과 VT-30에 대하여 1,000대를 초과하는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주문 국가도 중국,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 항공기 인증 취득이 납품의 전제 조건임은 명백합니다. 인증이 되지 않는다면 실적이 발생하지 않는 공수표가 되는 것이죠. 참고로 이항은 EH216을 연간 600대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이미 2021년 6월에 건설을 완료해둔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의 지원
중국 정부는 이항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항공 산업을 품고자 하는 꿈이 있습니다. 민항기를 개발하고자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은 경험이 있습니다. DJI를 위시하여 세계적인 드론 열풍을 이끌었던 중국이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몰아 eVTOL까지 장악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중국 정부는 UAM 산업을 국가 중요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어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투자의 중심에 있는 것이 이항입니다. 중국 정부의 대표적인 지원 중 하나는 EH216의 형식 증명을 위한 특별 조건을 제정한 것입니다. 기존의 제도로는 이항의 기체에 대한 인증이 어려웠기 때문에 이항에게는 꼭 필요한 사항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이항의 생산 공장 건축에도 중국 정부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주가 현황
이항은 역대 가장 드라마틱한 주가 변화를 보인 주식 중 하나일 것입니다. 129.8 달러까지 갔었던 주가는 공매도 리포트로 큰 하락을 보인 이후 현재는 10달러 내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만 해도 eVTOL 관련 주식이 이항 하나였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가 이항에 집중되었지만 현재는 조비 에비에이션, 릴리움 등의 상장으로 투자자가 분산된 것도 주가 하락의 한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가는 결국 기업의 펀더멘털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이항의 성장세가 향후의 이항 주가 부양을 결정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향후 전망
2021년은 이항에게는 사기 기업이라는 요명을 쓰게 된 너무나도 뼈아픈 한 해였습니다. 형식 증명 절차에 돌입하면서 형식 증명이 완료된 기체를 구매하고자 당장의 기체 구매 수요가 사라지면서 재무제표 또한 악화되었습니다. 그렇기에 2022년은 이항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이항은 EH216의 형식 증명이 2022년 중반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형식 증명 이후 시작될 모빌리티 서비스와 기체 납품이 본격화된다면 이항이 정말 사기 기업이었는지, 아니면 누명을 쓴 것인지 판가름 나게 될 것입니다.
마무리
한 때 eVTOL 선두기업인 이항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공매도 리포트로 많은 부침이 있었던 이항입니다. 2022년 형식 증명의 취득 여부가 이항의 행방의 갈림길이 될 것입니다. 또한 또 다른 플래그십 기체가 될 VT-30의 개발 진척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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